민족, 언어, 문화
만화경 같은 다문화사회
싱가포르의 가장 놀라운 특징 중 하나는 진정 ‘국제적’이라는 말로 밖에 표현할 수 없는, 다양한 민족이 모여 사는 도시라는 사실입니다. 이는 싱가포르의 지리적 위치와 상업적 성공이 가져온 자연스러운 결과입니다. 1819년 1월 29일 토마스 스탬포드 래플즈(Thomas Stamford Raffles)에 의해 교역소로 지정된 싱가포르라는 이 작은 바다 마을은 중국, 남아시아, 인도네시아, 말레이 반도, 중동에서 많은 이주민들과 상인들을 끌어들였습니다.
더 나은 삶을 꿈꾸며 이주한 사람들은 거처를 옮기면서 그들의 고유한 문화와 언어, 관습, 축제까지 함께 들여왔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요소들이 결혼과 통합을 통해 싱가포르의 다면적 사회 구조와 밀착되면서, 활기 넘치고 다채로운 문화 유산이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19세기 말, 중국계, 말레이계, 인도계, 페라나칸계, 유라시아계 등의 주요 민족집단으로 구성된 싱가포르는 아시아 최고의 국제 도시가 되었습니다.
현재, 싱가포르 인구는 중국계 74.2%, 싱가포르의 원주민인 말레이계 13.4%, 인도계 9.2%, 유라시아계, 페라나칸계 및 기타 민족 3.2%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싱가포르에는 외국인들도 많이 사는데, 이들 중 거의 20%가 필리핀,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에서 온 미정착 블루칼라 노동자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80%는 북미, 호주, 유럽, 중국, 인도 등
다양한 나라에서 온 화이트칼라 노동자입니다.
문화 콜라주의 나라답게 싱가포르는 네 가지 주요 민족(또는 인종) 집단 각각의 언어를 대표 언어로 채택했습니다. 싱가포르 헌법에 명시된 네 가지 공식 언어는 영어, 중국어, 말레이어, 타밀어입니다. 하지만 싱가포르의 토착민족인 말레이족의 위상을 인정하여, 싱가포르의 공식 언어를 바하사 멜라유, 즉 말레이어로 정했습니다.
다른 언어, 특히 말레이어와 중국어 변종은 싱가포르에서 사용되는 영어에 확실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이러한 영향은, 영어에 바탕을 둔 크리올어로서 보통 ‘싱글리시(Singlish)’라고 알려진 비공식 영어에서 특히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이렇듯 많은 싱가포르 사람들의 신분증 구실을 하는 싱글리시는 말레이어, 중국어, 인도어가 녹아든 혼합 형태의 언어입니다.
싱가포르에 있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둘 이상의 언어를 구사하며, 서너 개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복수 언어 사용자로 성장하며, 자라면서 다른 언어들을 배웁니다. 비문맹 인구의 대다수가 복수 언어를 사용하며, 일상 생활에서 가장 흔히 사용되는 언어는 영어와 만다린어입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주요 언어는 영어지만, 아이들은 자신의 뿌리를 잊지 않기 위해 모국어도 배웁니다.
많은 중국 방언 가운데 호키엔, 차오저우, 광둥어, 하카, 하이난, 푸저우 같은 방언 대신 만다린어(북경어)가 중국 표준어로 장려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계 중국인들 사이에서 두 번째로 많이 사용되는 언어, 만다린어는 1980년대에 중국인 대상의 ‘중국 표준어 말하기(Speak Mandarin)’캠페인이 시작된 후 널리 퍼졌습니다. 1990년대에는 영어 교육을 받은 중국인을 대상으로 이러한 노력이 이루어졌습니다.
싱가포르 곳곳의 다양한 문화 구역과 종교 명승지들을 둘러보며, 싱가포르의 다문화 사회를 체험해 보세요. 단체 여행을 다니든, 홀로 자유롭게 싱가포르를 발견하든, 이 도시 국가를 여행하는 동안 인상 깊은 역사, 문화적 다양성, 싱가포르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어렴풋이나마 발견하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