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북부 체험수기

들어가며

1999년 12월 28일 ~ 2001년 5월 26일.
필리핀에 다녀온지 벌써 10개월이 되어간다. 기억을 되살려보면 열심히 영어공부를 하고 왔다는 기억은 없고 내 삶에 있어서 재충전했다는 뿌듯함과 기억에 남는 필리핀의 몇몇 관광지가 아직도 눈 앞에 선하다.
그래서 퇴색한 기억을 되살려 짤막하게 필리핀에서의 영어연수라는 특성과 내가 가본 관광지 몇 군데를 소개할까 한다.

▲ 대통령궁앞 경호원들과 함께 찰칵

몸 말 1.

하나. 역시 영어는 공부가 아니라 습관이더라!!
나는 다스마의 국제연수센터에서 공부를 했는데 뭐 커리큘럼이나 비용등은 논외로 치고 한국이나 필리핀에서나 한국학생들의 공통된 점을 알 수 있다. 수업이 끝나거나 휴강이면 꼭 도서관에 파묻혀서(?) 열심히 영어공부를 한다는 거다. 그거를 보며 티쳐들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한국학생들은 참 이상하다. 널린게 티쳐들인데 대화하면서 영어를 익힐 생각을 안하다니...나도 말주변도 없거니와 창피당할 두려움 때문에 티쳐들이나 주변의 필리피노들에게 말을 잘 안 건네봤는데 지금 생각하면 참 아쉽다.

둘. 필리핀에서의 영어연수??!!
어떤 이는 미국식 영어도 아니고 영국식 영어도 아닌 따글리쉬(따갈로그+영어)를 쓰는 필리핀의 특성을 말하며 필리핀 영어연수의 단점을 말한다. 또 어떤 이는 아주 저렴한 수업료와 생활비, 그리고 이방인들에게 친절한 국민성을 말하며 필리핀 영어연수의 장점을 말하기도 한다. 개인적인 사견으로는 자신의 영어실력이 초급이며, 저렴한 비용으로 연수를 가고 싶어하고, 가볍게 영어로 대화를 나눌 상대를 필요로 한다면 필리핀에서의 영어연수를 권하고 싶다.

 

▲ 동기들과 즐거운 한 때

몸 말 2.

하나. Sagada
바기오에서 버스를 타고 6시간 정도 가면 사가다라고 필리핀 북부 지방에 위치한 관광지가 나온다. 그 가는 여정도 볼 만한 것이 천길 낭길 낭떠러지를 6시간이나 곡에를 하듯이 우리나라 시골버스 같은 버스를 타고 가다보면 신기하기도 무섭기도 하다 -_-;;

대개 오전에 출발하면 오후 늦게나 도착하는데 사가다 구청(맞나?)에 신고를 하면 가이드를 소개해 주기도 하고 아니면 숙박하는 곳에서 소개해 주기도 한다.

▲ 빨간 원안이 투게가라오 동굴입구
▲ 아래 두사진은 수마깅동굴(Sumaging Cave)

나 같은 경우는 신고를 하고 소개를 받아 갔는데 일행이 둘 뿐이라 지프니는 대절않고 약 30여분을 걸어갔다. 동굴까지 걸어가는 길이 마치 우리네 가을 시골 길 같다. 선선한 바람과 흙을 밟고 가노라면 여기가 정말 같은 필리핀 땅인가 싶을 정도이다. 도착한 곳은 '수마깅동굴'이라고 일반적으로 많이 찾는 곳이다. 지하 약 500미터 정도 깊이 들어가 있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점점 어두워져 가이드가 램프를 비추어야만 보인다. 가다보면 small terasrice 라고 불리우는 기묘한 곳도 있고 갖가지 모양의 향상들이 있다. 아주 미끄러워서 조심해야 한다, 끝까지 가고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오는데 시간은 약 1시간 정도 소요된다.

식사는 숙소앞의 레스토랑에서 했는데 지나가다 보니 유럽에서 온 것 같은 외국인들이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하는 것도 보였다. 밤에는 반딧불이 날아다니는 것도 보며 한껏 어릴 때의 향수를 느끼게 한다. 함 마디로 적극 추천하고 싶은 명소이다.

둘. 투게가라오
지도에서 보면 사가다 근방에 투게가라오가 있는데 나는 일라간에서 출발하여 버스와 지프니를 갈아타며 도착을 했다. 이 곳은 깨끗한 강과 모래사장, 그리고 동굴로 유명하다. 도착하면 모터달린 배를 타고 강을 가로질러 모래사장까지 데려다주고 거기서 쉬었다가 다시 동굴로 인도해 주는데 강물 속이 다 보일만큼 아주 깨끗하다. 동굴은 사가다처럼 그리 깊지는 않지만 넓고 돌 의자도 있어 휴식도 취할 수 있다.

맺으며

다시 한 번 가보고 싶은 나라. 그러나 찌는 듯한 날씨와 매연연기를 생각해 보면 고개를 흔들고 싶은 나라. 바로 필리핀이다.